1561년(명종 16)에 송담(松潭) 채응린(蔡應麟, 1529~1584)이 건립한 건축물로, 예로부터 뛰어난 풍광으로 유명했던 금호강변 왕옥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다. 건물은 `一`자형 5칸 규모이며, 겹처마 구조이다. 원래 압로정(狎鷺亭)과 함께 소유정(小有亭)이라는 정자가 같은 시기에 건립되어 후학양성을 하는 강학소로 사용되었는데, 소유정(小有亭)은 현재 사라지고 없다. 채응린은 27세에 사마시에 합격하였으나 을사사화(乙巳士禍)를 보고는 벼슬에 뜻을 두지 않았다. 퇴계 이황의 학통을 이어 받은 전경창(全慶昌, 1532~1585)에게 사사함으로써 퇴계의 학문을 간접적으로 배우고 경서(經書)와 성리학을 연구하였으며, 덕행과 문예가 뛰어나 달성십현(達城十賢) 중 한 사람으로 꼽혔다. 그는 강호지락(江湖之樂)에 심취하여 압로정, 소유정 두 정자를 짓고 은거구도(隱居求道)의 장(場)으로 삼아 여러 유생들과 어울려 시를 읊으며 탈속의 삶을 누렸다. 1609년(광해군 1) 채응린의 아들 채선길(蔡先吉)이 소유정을 중건하였고, 채선길의 아들 채직이 1655년(효정 6) 압로정을 중건하였다. 1673년 두 정자는 방화로 인해 소실되었다가 그로부터 100여 년이 지난 1797년(정조 20) 채응린의 8세손(孫)인 채필훈에 의해 압로정만 재중건되었다. 압로정 안쪽 벽면에는 초서(草書)로 쓰인 소유정의 편액이 걸려 있고, `압로정중수기`, `소유정원운` 등 채응린과 여러 유림들이 쓴 시문·기문 등이 편액으로 제작되어 걸려 있다. 가사문학의 대가인 노계(蘆溪) 박인로(朴仁老 1561∼1642)가 소유정을 방문한 후 남긴 가사 작품 소유정가(小有亭歌)가 전해지고 있으며, 채응린의 외증손인 이원정(李元禎)은 압로정기(狎鷺亭記)를 남겼다. 압로정 부근에 송담채선생유허비(松潭蔡先生遺墟碑)가 있고, 멀지 않은 곳에 인천채씨 중시조인 채귀하(蔡貴河)의 위패를 모신 사당인 의현사(義峴祠)가 있다.